내 결정은 옳았을까, 감정적 충동과 이성적 판단 사이
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평소에 놓쳤던 소소한 행복들이 눈에 보인다. 내가 사는 월세방은 3층인데, 베란다 커튼을 젖히면 바로 앞에 정원을 잘 가꿔놓은 원불교 절이 보인다. 그 사이에 쌓아진 담장과 담장을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나무가 한 그루 있다. 12월에 본 그 나무는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었던 걸로 기억한다. 매일 빨래하러 베란다에 나갔었는데 나무에 무성히 달린 녹색 나뭇잎들을 어제 처음으로 보았다. 지난 6개월 동안 모르다가 왜 이제야 봤나 싶었다. 흠칫 놀랐다가 신기하고 예쁘고 해서 창문 열고 사진 찍는데 몇 분을 보냈다. 바깥에 참새 소리도 오랜만에 들었다.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는데 맑은 새벽 공기 향기가 나서 고개를 들었다. 숲 속에서나 맡을 수 있었던 흙냄새가 내 방에서도 가능한지 몰랐다. ..
스물다섯 PM 일기/25살 디지털 노마드, 태국 가다
2022. 7. 10. 19:27